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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글쓰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어붙었던 마음이 녹았다 : 바깥은 여름

 

 

 

 


입동

어린 나이의 아들을 잃고 삶을 이어가는 두 부부의 대화는 난간없는 좁은 다리를 걷는것 만큼이나 아슬아슬하고 조심스럽다. 버거운 과거를 안고 버티며 살아가려 애쓰는듯하다.

장난기섞거나 큰 웃음 지으며 대화 나눌 수 없는,

누군가 잘못건드리면 바로 무너져버릴것 같은 모래성 같다.
그 부부의 대화의 작은 진동이 슬픔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슬펐지만 멋져보였다.
안타깝지만 아름다웠다. 

슬픔을 마주하기 전에 미리 조심하며 멋지고 아름다워지고 싶다.


 
노찬성과 에반

다 늙어간 노인과 부모를 잃은 손자 - 노찬성, 그리고 우연히 기르게된 늙은 개 - 에반
늙은 노인과 에반이 내 어린시절과 오버랩되어 흥미로웠다.
부모 없이 할머니의 보살핌아래 자라고 있는 노찬성이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혼자노는 방법들과 에반과 나누는 대화는 
어른이랍시고 안쓰럽고 애절한 마음이 드는게 웃겼다.
어릴적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못해 혼자 남의 벽 큰집에 공차며 놀고,
화장실이나 옥상에서 혼자 노래를 부르며 심심함을 모르고 노련하게 시간을 보냈던 내가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며, 상호작용을 통해 나 자신을 확인하고 성장한다고

새로운 만남과 인연에 큰의미를 가지고 긴장과 기대로 욕망을 실천했던 내 자신에 제동이 걸렸다. 
노찬성이 혼자 노는 모습이 안쓰러웠지만 부러웠다.
혼자 노는방법을 잊고 살아온것 같다.
혼자여도 잘지낼 수 있는 방법 다시 찾고 싶다.
그리고 에반의 늙어가는 과정은,
내 늙음도 보잘것 없고 지저분할것 같아 두렵다.

 


 
침묵의 미래

잘쓰지못한 글도 이해못하지만, 너무 잘쓴글도 이해못하려나? 라는 생각을 하며 애써 이해하려고 하며 읽었다.

다 읽고서 불현듯 생각했다.

내안의 그 무엇들이 존재에 이유도 찾지 못한체 만들어지고 사라진다. 어쩌면 몰라도 되는 이유로 존재해야할 것들이였을까? 나를 다 알기위한것은 역시나 불가능한것일지도 모른다. 써먹으면 참 좋을것 같고 유용할것 같은 그 무엇은 결국 내 몸에 사용되지 못한체 썩어 없어진다. 그렇게 내안에 침묵으로 끝나는 그 무엇들은 항상 존재한다.
나는 그것을 만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무기력감을 느꼈다.


풍경의 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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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는 손

아이를 기르는 과정에서 생각치 못한 부모의 마음을 들여다 보았다. 어렵고 답답하고 걱정스럽다.

마냥 순수하고 순진하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성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고나서야 때묵고 씻지못해 더렵혀지는 인격이라 생각했는데,

그런 것이 조심스럽고 위험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쩌면 경험을 하지 못한 '깨끗함'이 더 잔혹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세월에 따라 정의는 달라지니까

 

어디로 가야하나요?

당연시 영원하리라 믿었던 그 존재.
존재한다 생각조차할 수 없는 무의식에 자리잡혀저버리는 나의 일부같은,
그 일부가 어느날 갑자기 예고없이 사라져버리면
절망과 함께 방황은 피해갈 수 없는 순리겠지..
어떻게 살아야할지 어디로 가야할지
책임감,의무감도 상실되고 의욕도 사라질지 모르는 남은 삶에서

살아보려  무엇이든 잡아보려다 나스럽지 못한 충동을 경험할 수도 있을것같다.
그 충동적인것이 자유로워보여 궁금하지만 아슬해보이고 위험해보여 두렵다.
어디로 가야할지 정하지 않는것이 오히려 속편할지도 모르겠다.
결핍이 생길지언정..
 

 

관계속에 그럴법한 있을법한 남 이야기를 김애란 작가님의 글을 통해 들여다보게 되어 더 흥미로웠다.

전반적으로 슬픈내용들을 담고 있지만 긍정이든,부정이든 내 마음을 건드리는 것이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